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Сентябрь
2025

박성훈 “늘 즐거웠고, 늘 재미있었고, 연기할 수 있음에 감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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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연하고 유연하게, 박성훈.

티셔츠, 와일드 동키. 팬츠, 솔리드 옴므. 데님 재킷,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레더 재킷, 언지미크. 첼시 부츠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GQ 사람들에게 자주 하는 질문 있어요?
SH 오늘 뭐 먹었니? 어젯밤엔 뭐 먹었니?
GQ 오늘 뭐 드셨어요?
SH 이틀 연속 집에서 냉면 주문해 먹었어요. 온 육수가 맛있는 집을 찾았거든요.
GQ 참, 새로운 맛집 찾기가 취미라 들었어요. 최근에 새롭게 찾은 맛집 있어요?
SH 만천리상회라고 들기름 막국숫집이에요. 수육도 수준급이고, 막국수도 굉장히 매력적이었어요. 메밀면에 궁채 나물을 잘게 다져 올리는데 식감이 재미있고 맛있더라고요. 김치도 훌륭하고요.
GQ 맛집을 알아보는 노하우가 있다면서요?
SH 제가 검색해서 찾을 때는 밑반찬 사진을 유심히 봐요. 나물 반찬처럼 당일에 무쳐 내야 하는 반찬들로 구성된 식당은 회전율이 좋고 장사가 잘된다는 뜻 이에요. 밑반찬이 절임류 위주인 식당은 맛이 없을 확률이 높더라고요. 메뉴 의 가짓수가 적은 곳, 그리고 오랫동안 유지해온 노포를 신뢰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여기 음식 매거진 아니죠?
GQ 유튜브를 보니 먹는 얘기할 때 해사한 얼굴이 되더라고요. 그 얼굴을 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SH 저 꽤나 진심이죠?(미소)

티셔츠, 와일드 동키. 데님 재킷,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GQ <눈물의 여왕> 마지막 회를 보는 유튜브 영상도 오래 마음에 남았어요. “사랑이란 의미가 뭘까, 사랑이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져다주는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일까 돌아보고 질문하게 하는 작품”이라고 했죠. 스스로에게 질문을 계속 던지게 하는 작품에 더 끌리는 편이에요? 
SH 저 자신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물음표를 던지고 한 번쯤 되새겨볼 수 있게 하는 작품이 의미 있는 좋은 작품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GQ 왜 이 작품을 해야만 하는가, 이유를 찾고 시작하는 편이에요? 
SH 중간인 것 같아요. 처음부터 답을 찾고 시작하는 경우도 있고, 작품 하면서 깨닫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가장 중요한 건, 작품이 가져다주는 재미라고 생각해요. 재미가 있어야 사람들이 보고, 사람들이 봐줘야 그 작품이 가지고 있는 메시지가 잘 전달되는 거니까요. 
GQ 박성훈은 무엇에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에요? 
SH 전부터 한정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했어요. 영화 <폰 부스>, <더 테러 라이브> 같은 작품들요. 이유는 글쎄···, 주변 환경에 크게 영향 받지 않으면서 배우의 다양한 감정을 볼 수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해요. 
GQ 마치 연극 무대처럼. 
SH 맞아요. 그래서 한정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 재미있는 작품을 볼 때 연극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톱, 코스. 네이비 재킷, 화이트 볼 캡, 모두 골든구스. 데님 팬츠, 렉토. 레드 캡, 문선. 슈즈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GQ 작년에는 오랫만에 연극 <빵야> 무대에 서기도 했죠.
SH 7년 만의 연극이었는데, 많은 에너지를 얻었어요. 제 연기 생활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도 되었고, 매체 연기하면서 고갈되었던 에너지도 채울 수 있었죠. 당장은 어렵겠지만, 휴식이 필요할 때 또 무대에 오르고 싶어요.
GQ 연극 무대를 ‘휴식’이라고 표현하네요.
SH 드라마, 영화도 협업 작업이지만, 연극은 특히 오랜 시간 동안 연습실에서 동료들과 살과 땀을 비벼가면서 만들어내는 작업이에요. 그러면서 동료들로부터 얻는 에너지가 확실히 있어요. 한 작품을 하고 나면, 배우 인생에 있어 좋은 동반자들을 반드시 얻게 돼요.
GQ 가장 큰 두려움이 “무대에서 대사 까먹는 것”이라고 말했었죠. 여전해요?
SH 네. 많은 배우가 공감할 거예요. 악몽도 자주 꿔요. 마치 재입대하는 꿈처럼.
GQ 지금 생각해도 머리가 쭈뼛 서는 공포스러운 순간이 있어요?
SH 무대에서 대사를 까먹어 5초 정도 정적이 흘렀던 적이 있어요. 블랙 아웃. 그 짧은 시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졌는지 몰라요. 금방 정신을 차려 다행이었죠. 어떻게 차렸냐고요? 저어기 있는 기억의 머리끄덩이를 잡아서 어떻게든 여기로 가져오는 거죠. 그러니까, 까먹지 않으려면 반복적인 연습밖에는 없어요.

레드 풀오버, 실크 트렌치코트, 모두 드리스 반 노튼. 블랙 와이드 팬츠, 렉토. 안경, 젠틀 몬스터.

GQ 연극 <빵야> 무대를 앞두고 출연한 <최화정의 파워타임>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었죠. “연습한 시간을 믿고 무대에 올라가면 어떻게든 되더라고요.”
SH 긴장된다는 건 연습이 덜 되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라 최대한 연습을 많이 하고, 그 연습량을 믿고 무대에 오르려고 해요. 매체 연기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도 휴대 전화로 제 자신을 계속 모니터링해보고 현장에 갔어요. ‘이 정도면 되겠다’라는 마음이 생길 때까지 반복해서 연습했어요.
GQ 요즘은 어때요? 어떤 부분을 더 다듬고 발전시키고 싶어요?
SH 저, 상대 배우, 연출자가 가진 생각이 서로 다를 수 있으니 가능성을 굉장히 많이 열어두고 준비를 해요. 감정의 진폭, 크기도 여러 가지로 생각해서 준비 하고요. 하나의 고정된 형태로 굳어지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말랑한 상태로 가야 연출자의 디렉션을 유연하게 흡수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요.

레더 트렌치코트, 인스턴트펑크. 블랙 톱, 돌체앤가바나. 그레이 팬츠, 자라.

GQ 스스로 말랑하지 않다고 느낀 시기가 있었나요? 
SH 있었어요. 처음 드라마 연기를 할 때 열심히 준비를 한 만큼 굳어져 있었어요. 그래서 어떤 디렉션이 들어왔을 때 쉽게 변형시키기가 어려웠죠. 유연함을 지니려면 초반에 캐릭터를 잘 잡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캐릭터가 몸에 체화되면 어떤 디렉션이 들어와도 즉각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돼요. 저는 제가 맡은 인물 그 자체가 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캐릭터를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설정하고, 구축해나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GQ 맡은 인물들에 애정이 유독 깊은 것 같았어요. 
SH 애정을 많이 쏟으려고 노력해요. 배우로서 여러 역할을 맡아 연기하면서, 타인을 이해하는 그릇을 넓히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이 악인이든 선인이든 그 사람을 완벽히 이해하고 공감해야 연기를 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많은 노력을 해왔고, 지금도 역시 해나가는 중이에요. 
GQ 원래 타인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었나요? 
SH 그러지 못했던 것 같아요. 저 사람은 왜 저렇게 말을 하지? 왜 저렇게 행동하지? 이해를 못 하고 화도 나고 그랬어요. 화내는 사람이 되고 싶지가 않았고, 궁극적으로 화를 내지 않기 위해선 화가 나지 않는 게 제일 좋은 거더라고요. 화가 나는데 참는 건 쉽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무엇이든 ‘그럴 수도 있지’라고 의연하게 받아들이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화도 안 나고, 화내는 일도 자연스럽게 줄었어요. 요즘은 정말로 화가 안 나요. 

롱 코트, 아미. 퍼플 풀오버, 와이씨에이치. 블랙 팬츠, 렉토. 블랙 로퍼, 드리스 반 노튼.

GQ 연기를 하면 할수록 이해의 폭이 확장되는 느낌이 들까요? 
SH 계속, 계속, 계속. 
GQ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인물도 반드시 이해해야만 연기할 수 있는 쪽이에요? 
SH 저는 그래요. 그래야 시청자도 납득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일부러 이해하기 어려운 인물에 도전해본 적이 있는데, 편협했던 사고가 굉장히 열리는 경험을 했어요. 그럴 땐 배우뿐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성장하는 느낌이 들어요. 
GQ 그렇게 열리는 순간이란 건 파도처럼 밀려오나요, 잉크처럼 번지나요? 
SH 후자에 가까운 것 같아요. 스며들고, 젖어들 듯이. 
GQ 어떤 인물에게 마음이 많이 가는 것 같아요? 
SH 완전히 성인이 되지 않았을 때 가족이나 타인에 의해 상처, 트라우마를 입은 인물을 보면 연민이 강하게 들어요. 미성숙한 상태에서 단단한 껍질을 입고 있지 않으니 상처를 더 많이 받게 되고,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기도 할 테니까. 
GQ 마음이 가는 인물을 연기할 때 더 잘하게 되는 것 같아요? 
SH 그렇죠. 깊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어서 더 잘 표현돼요. 

볼 캡, 문선. 네이비 재킷, 골든구스.

GQ 박성훈은 왜 이 일을 계속하고 있는 것 같아요?
SH 이 일을 하지 않는 제 삶은 너무 단조로울 것 같아요. 연기가 제 업이기도 하지만, 취미이기도 해요. 연기라는 작업 자체를 너무 사랑하고 재미있어 해요. 여전히 즐기고요. 거기다 플러스, 저는 제가 아직 부족하다고 느껴요.
GQ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동력이에요?
SH 저는 늘 열등감이 동력이었어요. 물론 예전보다는 자신감이 많이 붙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더 노력하게 돼요. 만약 ‘나는 진짜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면 그때부터 연기가 망가지지 않을까 싶어요. 더 잘하고 싶은 목마름이 항상 있어요.
GQ 힘들 때마다 박성훈을 일으켜주는 한마디가 있어요?
SH <오징어 게임> 촬영 때 병헌 선배에게 예전에 너무 화가 나서 누군가를 손절한 이야기를 했는데, “그럴 거 뭐 있어” 라는 한마디가 울림이 무척 컸어요. (유)세윤 형의 “그럴 수도 있겠당”, “그러라 그래”, 다 비슷한 맥락이죠.
GQ 언젠가 “무명 생활을 어떻게 견뎠냐”는 질문에 “저는 어디서든 연기를 하고 있었다”라고 답을 했었죠?
SH 맞아요. 저는 한 번도 견딘 적이 없어요. 늘 즐거웠고, 늘 재미있었고, 연기할 수 있음에 감사했어요. 항상 어디서든 연기를 하고 있었어요.
GQ 앞으로도 그렇겠죠?
SH 그것이 제일 큰 바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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