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구글에 가장 많이 검색된 연애 질문 5가지와 그 답변들
어쩐지 더 외롭고 쓸쓸해지는 연말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영국 <보그>의 고민 상담가, 에바 와이즈먼(Eva Wiseman)이 인터넷에 단골로 올라오는 연애 관련 질문과 고민에 답합니다.
현재 연애나 결혼 생활에 만족하는 사람은 겉으로 티가 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그런 사람들은 평소에 자기 연애에 관해 거의 언급하지 않기 때문에 바로 알아볼 수 있다더군요. 하긴, 사람들이 저에게 별의별 소리를 다 하는 건 사실이에요. 제가 매일 전철에서 마주치는 어떤 종말론자처럼요. 그렇지만 그 남자가 아무리 매번 내일 세상이 멸망할 거라고 경고해도, 다음 날 아침이면 다시 해가 뜨고 전철도 다니며 그 남자도 다시 나타나 다른 승객들은 그의 눈길을 피해야 할 만큼 세상은 멀쩡하죠.
건강한 관계를 맺는 사람은 자기 성찰을 할 일도, 단톡방에 고민 상담을 할 일도, 혹은 저와 같은 사람들에게 사연을 보내는 일도 적을 것이라는 견해에 일리가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저는 갈수록 그런 사람들 역시 관계에 대한 고민을, 섹스나 웃음에 대한 고민 등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사랑을 시작한 이래로 인류는 여러 고민으로 씨름해왔습니다. (이게 사랑인지 어떻게 알 수 있지? 이 남자는 나에게 맞는 사람일까? 이 남자와 결혼하려면 아버지는 소를 몇 마리나 지참금으로 사용할까? 등등 말이죠.) 하지만 그중에서도 좀 더 자주 하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연애하며 가장 불안해하는 문제는 어떤 걸까요? 구글 트렌드를 참고해 최근 가장 많이 검색된 연애 관련 질문 5가지와 그에 대한 답변을 준비했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고민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요!
독점적(Monogamous) 관계란 무엇인가요?
죄송하지만, 우리 애들이 밤에 자러 가기 싫어서 시간을 끌 때 할 것 같은 질문이네요. 버터는 어떻게 만들어? 토요일은 무슨 색깔이야? 무한대까지 셀 수 있어? 이런 것처럼요. 독점적 관계란 감정적으로, 또 성적으로 단 한 명의 상대와만 관계를 맺겠다고 두 사람이 약속하는 거예요. 이러한 독점 관계의 역사는 흥미롭지만, 한편으로는 애매한 부분도 있습니다. 인류가 전반적으로 일부일처제 사회로 이동한 건 약 350만 년 전부터입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인간 사회(약 85%)는 일부다처제 같은 다자간의 관계도 허용해왔죠. 일부일처제는 진화 측면에서 확실한 이점이 있는 시스템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인류가 왜 수세기 동안 다른 종들과 달리 일부일처제를 선호하는 방향으로 살아왔는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정량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어요. 그리고 여전히 많은 이들이 계속해서 독점적 관계를 선택하고 있죠. 일부일처제에 대해 ‘수명이 다했다’거나 ‘비현실적’이라거나 ‘시대가 지났다’는 말이 점점 더 들리고 있음에도 말입니다. 독점적 관계란 어떤 걸까요? 사실 이런 일대일 관계는 여러분이 어릴 때부터 믿어온 것처럼 그렇게 ‘자연스러운’ 관계는 아닙니다. 타협이 필요한 관계죠. 게다가 비독점적 관계와 다를 것 없이 질투, 사랑, 욕망, 신뢰 역시 필히 따라붙는 관계고요. (참고로 버터는 크림을 휘저어서 만듭니다. 토요일의 색깔은 노란색이죠. 그리고 무한대까지 세는 건 불가능합니다. 이제 그만 잠자리에 드세요.)
연애 초반의 ‘허니문 기간’은 얼마나 지속되나요?
허니문 기간이란, 새롭게 관계를 시작한 파트너에게 푹 빠진 나머지 상대를 향한 욕구와 희열로 정신이 멍해져 거의 혼미하다시피 한 상태로 지내는 기간을 의미하죠. 얼마 전에, 여전히 허니문 기간을 보내는 듯한 80대 부부를 만났어요. 50년 넘는 세월을 함께했으면서도, 두 분은 서로의 팔을 건드리고 만지며 깔깔 웃었죠. 그러니 그 기간이 어느 정도나 되느냐는 질문(18개월? 4일? 3시간?)에 대한 정답은 없어요. 사람마다, 또 관계마다 완전히 달라지니까요. 다만 제가 답할 수 있는 부분은 이겁니다. 허니문 기간이 끝나고, 연애 초반의 불꽃이 다 타오른 후, 무미건조하고 또 가끔은 초라한 현실을 마주하게 되면 사랑이 사라졌다고 여기기 쉽습니다. 낭만과 흥분이 잦아든 채 극적이지 않은 일상을 타협하며 살아가는 것이 관계의 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사실은 그때야말로 진짜 관계가 시작되는 시기일 수 있습니다. 한번 고민해볼 부분이죠.
개방적인 연애 관계(Open Relationship)란 무엇인가요?
아마도 30대에서 50대까지 많은 여성이, 전남편 데이비드 하버의 외도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릴리 앨런의 새 앨범을 들었을 겁니다. 저는 얼마 전 이 앨범을 들으며 비스킷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영국에 사는 독자라면 그 뉴스를 보셨겠네요. 최근에 법이 개정되어서, 코코아 함유량이 너무 적은 몇몇 초콜릿 바들은 더 이상 ‘초콜릿 바’라 표기할 수 없고, 앞으로는 ‘초콜릿 맛 비스킷’이라고 표기해야 한다더군요. 릴리 앨런의 신곡 중에는 개방 결혼(Open Marriage), 혹은 흔히 말하듯, 부부가 서로 다른 사람과 섹스하는 것을 동의하는 ‘윤리적 비독점 관계’에 대한 곡이 있습니다. 두 사람이 그동안 함께 확립해온 규칙을 남편이 모두 깨버렸다는 내용이죠. 저는 그 곡을 들으면서, ‘초콜릿 맛 비스킷’이 진짜 ‘초콜릿 바’가 될 수 없듯, ‘윤리적’이란 이름을 붙인다고 해서 그게 진짜 윤리적인 관계가 되지 않는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필요한 신뢰, 정직성, 마음을 연 대화의 단계를 건너뛴 채 개방적인 관계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건 ‘윤리적’ 관계가 아니라 ‘윤리 맛이 나는 비독점 관계’라 불러야 하는 건 아닐까요?
‘바람피우는 것’으로 볼 수 있는 행동은 어떤 건가요?
그래요, 이 질문 좋네요. 전 이 주제에 대해 몇 시간이고 이야기할 수 있어요. ‘가장 친한 친구와 자는 것’ 같은 비교적 뻔한 행동 외에도, ‘바람’은 스펙트럼이 엄청나게 다양하거든요. 또 어디까지를 바람피우는 행동이라고 생각하는지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실제로 당신이 바람이라고 여기는 행동을 상대방이 하면, 그제야 자신의 기준이 어디에 있는지 깨닫는 거죠. 파트너가 연예인과 섹스하는 꿈을 꿨다고 말했다면, 그건 바람일까요? 누군가에겐 그럴 수 있습니다! 파트너가 회사 동료에게 보내는 메시지 마지막에 키스 이모티콘을 붙였다면, 그건 바람일까요? 파트너가 술이 떡이 되어 처음 보는 사람과 잤다면? 당신이 집에 없을 때 전 애인과 잤다면? 아니, 차로 네 시간이 걸리는 도시에 또 다른 가족이 있어서 두 집 살림을 한다면 어떤가요? 이 주제에 정통한 섹스 칼럼니스트 댄 새비지는 커플들에게 섹스에 대한 정의를 최대한 폭넓게 하라고 조언합니다. (그렇게 하면 단순히 삽입하는 것 외에 섹스로 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두 사람의 성생활이 더욱 풍성하고 흥미로워질 수 있습니다.) 동시에 바람에 대해서는 최대한 좁고 구체적으로 정의하라고 말합니다. 두 사람이 바람피우는 것으로 인정하는 행동의 수가 적을수록, “서로 바람피울 가능성이 줄어들며, 그 결과 불륜이 원인이 되어 헤어질 가능성도 줄어든다”는 설명이죠. 그의 조언을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섹스의 의미를 넓게 정의하라, 그러면 더 나은 섹스를 더 많이 할 수 있다. 바람의 의미는 좁게 정의하라, 그러면 더욱 관계가 튼튼해진다.’
지금 저 자신을 해치는 연애를 하고 있는 걸까요?
오 이런, 그 질문을 하는 당신… 이미 답을 알고 있을지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