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미술의 만남
대구화랑협회가 주최한 대구 최대 아트 페어 ‘디아프 2024(Diaf 2024)’가 5월 5일 막을 내렸습니다. 어린이날 연휴를 맞아 가족 단위로 찾는 이들도 많았는데요. 어린이 도슨트 프로그램, 뉴미디어 아트 특별전, 라이브룸 강연회, 아티스트 퍼포먼스 부스에는 대기 줄이 늘어설 정도였죠. 인파가 몰려도 행사장의 높은 천고와 널찍한 부스 덕분에 쾌적한 관람이 가능했습니다. 등록이 필요하지 않은 13세 이하 어린이를 제외하고도, 올해 티켓 창구로 집계된 입장 등록객은 지난해 1만5,000명 대비 20%를 넘었습니다.
디아프는 경기 침체를 우려해 다양한 사전 활동을 펼쳤는데요. 4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디아프 2024 프리뷰 인 서울’을 열어 참가 갤러리의 대표작을 미리 홍보하고 판매했죠. 미술품 거래 온라인 플랫폼 ‘사적인 컬렉션’과 딜러 파트너 ‘마롱컴퍼니’를 통해서도 사전 판매에 공을 들였지만 전체 작품 거래 총액은 전년 대비 감소했습니다. 경기 침체를 피해 갈 순 없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작품을 한자리에 만날 수 있는 아트 페어의 장점은 여전했습니다. 뉴욕 프리즈 기간과 겹쳐 일부 갤러리가 참가하진 못했지만, 리안갤러리, 우손갤러리 등 대구의 대표 갤러리가 아트 페어를 이끌었습니다. 이들은 대구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손꼽히는 갤러리죠. 우손갤러리는 오는 6월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아트 페어 ‘아트 바젤 바젤(ABB)’에 참가합니다. 지방 갤러리로는 처음인데요, 오묘초(1984) 작가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리안갤러리 대구는 남춘모 작가의 전시를 마무리했습니다. 대구에 간다면 리안갤러리에 꼭 한 번 들르길 권합니다. 1990년대 지어 새로운 건축 프로젝트를 준비 중인 구관도 아름답지만 새롭게 증축한 신관은 알루미늄 외관부터 압도적입니다. 전필준 건축가가 도널드 저드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했습니다. 미니멀하면서도 미래적인 디자인은 실내에 달린 문 하나까지도 결을 같이합니다. 더불어 안혜령 대표가 오랫동안 공들여 모은 예술 작품과 가구 컬렉션이 조화를 이루죠. 가장 멋진 공간을 꼽으라면 옥상이 아닐까 싶군요. 아름다운 정원을 갖춘 옥상에는 아티스트 안토니 곰리의 육중한 조각품이 서 있습니다. 참고로 우손갤러리는 현재 리모델링 중입니다.
대구화랑협회는 오는 11월 초 새로운 형태의 아트 페어를 또 한 번 선보이며, 제18회 ‘디아프 2025’가 내년 봄에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