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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을 위해 우아해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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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지옥이라 탈출을 위해 우아해지기로 했다. 새해 아침부터 쉽지 않다.

‘In the Restaurant’, 2023, Acrylic on canvas, 110×100cm

얼마 전 얼굴에 침을 맞았다. 천안에 사는 지인의 집들이 날이다. 8년 전 여행에서 만난 무리가 1년에 한 번 꾸준히 모인 건 인연을 중시하는 세계여행자 덕분이다. 그는 우리 ‘남미 팀’ 말고도 인도 팀, 동남아시아 팀 등 여러 모임이 있다. 그도 살기 바쁠 텐데 파워 E라서 그런가 싶다가도 생각해보면 마음 씀씀이가 귀하다. 요즘엔 귀찮다고 쉽게 눌러앉고 거짓말하니까. 솔직히 가끔 그렇게 약속을 취소한다. 죄책감을 덜기 위해 스스로 합리화한다. 이렇게 일일이 사람 챙기다간 사무실에서 쓰러질 거야. 억지 춘향으로 나가면 상대에게도 예의가 아니지. 유튜브를 틀면 ‘나이 들수록 친구가 굳이 필요 없는 이유’ ‘적당히 거리 두며 잘 사는 법’ 등의 콘텐츠가 뜬다. 얼마나 검색해봤으면.

연사들은 주로 학계나 방송계의 유명 인사들이다. 그래서 그들이 성공했나 싶지만 정작 클릭하지 않고 섬네일만 보고 넘긴다. 아, 다 귀찮다. 그래도 나는 저녁 6시, 천안아산역에 도착한다. 막상 가면 재밌다는 걸 아니까.

기차역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아파트 단지에 내릴 때 실랑이가 벌어졌다. 단지 안으로 들어가지 않겠다는 기사와 샴페인 네 병을 들고 110동까지 걸어가기 힘들다는 나. 포기하고 택시에서 내려 아파트 정문으로 걸어가는데 기사가 달려와 내 얼굴에 침을 뱉고 도망쳤다. 카카오T 앱으로 부른 택시인데 튄다고 무슨 소용이지. 처음엔 그런 생각이 들었다. 110동으로 걸어가면서 찬 바람이 침방울의 불쾌한 달큼함을 코까지 날라주었고, 따뜻한 실내에 도착하자 더 진해졌다. 뭔가 익숙하다. 아, 코로나19 팬데믹 때 마스크 쓰고 기침했을 때 나던 냄새다. 지인들에게 “나 세수부터 할게”로 인사를 대신한 뒤 남의 집 욕실에서 클렌징 폼으로 얼굴과 옆머리를 거품 내 씻었다. 마음 같아선 침이 튀었을 코트와 스웨터를 불태우고 싶다. 그날 정신이 딴 데 팔린 채 자리에 있었다. 어디에 신고하지? 어쩌다 내가 이 지경에 놓였지?

미주알고주알 나누는 남자 친구와의 통화에서 차마 얘기할 수 없었다. 서로에게 자학 개그를 날리는 사이지만 이건 그 너머에 있다. 코미디언의 유머 소재로 깎아내려진 당사자가 담대한 척 웃는 흉내조차 낼 수 없다. 시시비비를 떠나 그 상황을 만든 자체가 싫었다. 내 수준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때 그냥 내릴걸. 아저씨 화는 왜 돋웠을까. 그의 일진이 사나웠거나 본래 마음이 지옥인 사람일 수 있는데. 하긴 그 지옥을 밖으로 꺼낸 나도 지옥에 살고 있나.

뭘 그렇게까지 자학하나 싶지만, 요즘 내 이슈가 ‘우아해지는 것’이라 헤어나오기 어렵다. 사전에서 ‘우아(優雅)하다’를 찾아본다. 넉넉할 우(優), 바를 아(雅). 해석 옆에 ‘도탑다’ ‘여력이 있다’ ‘맑다’ ‘아름답다’ 등의 뜻이 뒤따른다.

“우아해지기로 결심했습니다.” 편집장에게 이야기하자 “어쩜 피처 디렉터들은 다들 비슷한 말을 하니. 문화 예술을 취재해서 그런가”라고 웃는다. “사실 제가 얼굴에 침을 맞았거든요.” 안다. 굳이 안 해도 될 말이 있다. 사회에서 자학 유머는 자아 혹은 사회적 위치가 단단한 인간만 할 수 있다. 그런 자에게 자학은 유머이자 겸손이다. 나처럼 미약한 인간은 없는 ‘밸류’까지 만들어내야 함을, 오랜 사회생활에서 배웠다. 이제 나는 업계에 ‘침 맞은 걔’가 될지도. 이렇게 꼬여 있어서는 우아해질 수 없다. 하루라도 온전히 넉넉하고 바르고 맑은 인간이 되어보기로 한다.

아침 11시, 내한한 미술 작가의 ‘아트 토크’가 있는 날. 경기도민인 나는 아침 9시에 눈길을 걸어 나온다. 네이버 지도를 찍어보니 도착지까지 1시간 20분 걸리지만, 늦을까 봐 종종거리고 싶지 않다. 그건 우아하지 않다. 마을버스에서 노약자석과 임산부석을 탐하지 않는다. 지하철에서 부딪히는 사람들 사이로 평정을 유지한다. 1호선으로 갈아타려 기다리는데 꽤 오랫동안 오지 않는다. 나는 여유롭게 이어폰을 끼고 오디오 북 <이세돌, 인생의 수읽기>를 듣는다. 그의 멘탈은 우아하다. 빠듯하게 출발했으면 조급히 시계를 연신 쳐다봤겠지. 일찍 나오길 잘했다.

이어폰 너머로 들리는 안내 방송. 시위로 인해 언제 지하철이 도착할지 모른다고 한다. 짜증 난다. 사람 기다리지 않게 진즉 말해줘야지. 하긴 서울교통공사는 여파를 짐작했겠는가. 짜증은 시위 집단으로 옮겨간다. 대학 신입생 때 종로를 걷던 선배가 물었다. “너는 시위 때문에 길이 막히면 기분이 어때?” 나는 주저 없이 말했다. “오죽하면 거리로 나왔을까. 사정을 들어봐야죠.” 선배는 내가 사회학을 공부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지금 돌아보면 둘 다 가소로운데, 그때는 인정받는 것 같았다. 20년 전의 나는 사라졌다. ‘이유가 있겠지’라기보단, 일상을 침범한 불특정 타인을 무조건 탓한다.

택시로 갈아타기 위해 밖으로 나오는데 걸려오는 전화. “오고 계시죠? 10분 전에는 모두 착석해야 해요.” 나는 이마에 내 천 자를 그리고 오지 않는 택시를 간절히 기다린다. 마음이 급하다. 늦고 싶지 않다. 멀리 사는 나도 싫고, 늦은 것도 아닌데 설레발치는 전화도 싫다. 우아함은 집에서 나온 지 2시간 만에 부서진다.

다들 나처럼 종종거리며 살까. 이 나이면 우아해질 때도 되지 않았나. 몰라서 부딪치고 다시 일어서도 빛나던 젊음은 지났잖아. 적어도 비루하지는 말아야지. 자신 없다. 나는 아침부터 쏙 빠진 기운을 부여잡고 점심을 먹기로 한다. 아무와도 말을 섞지 않고 혼자. 그 와중에 맛있는 것으로 보상받고 싶어서 검색해 찾아간 이탤리언 레스토랑. 유리문을 민다. 안 열린다. 당긴다. 꿈쩍 않는다. 영업 중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Aperto’ 팻말이 걸려 있다. 식사 중인 사람들도 보인다. 다른 입구를 찾아 서성이는 내게 직원이 문 하단의 잠금장치를 풀고 고개를 내민다. “식사하시게요? 꽉 찼어요.” 빈 테이블이 많다. 설마, 손님 받기 싫어서 주인 몰래 문을 잠근 거? 슬퍼진다. 동지여, 지옥을 살고 있군요. 아님 내가 지옥이라 이런 소설을 쓸 수도.

나는 왜 이렇게 우아해지려 애쓰는가. 좋은 선배나 어른 되기는 미뤄뒀다. 30대 중반인가 그러기엔 멀리 왔음을 알았다. 수양도 그릇이 되어야지, 자꾸만 지옥도를 그리는 나부터 건져 올려야 했다. 레스토랑의 문은 어쩌다 잠겼을 수 있는데, 빈 테이블은 예약 손님의 것일 수 있는데, 침 뱉는 아저씨를 가여이 여길 수 있는데 나는 모두를 악마로 만들어버린다. 내가 점점 비루해져서, 마음이 습자지처럼 얇아 사회와 사람들의 입김에 팔랑이다 찢어질 것 같아서 나를 지키는 방법을 오래 고민했다. 그중 하나가 우아함이다. 명상, 요가, 마음이 동요하면 일단 멈추기, 천천히 움직이기 등은 이를 위한 행동 지침이다. 천천히 움직이기는 무엇이냐고? 시야가 뿌예 안과에서 수술한 날, 나는 시린 눈을 비비고 모니터를 뚫어져라 보던 나날을 떠올렸다. 일을 빨리 끝내고 싶은 조급함에 내 몸이 보내는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하던.

수술 다음 날 팥이 들어 있는 안대를 샀다. 전자레인지에 돌려 따뜻한 안대를 하루에 3분 눈에 얹고 쉰다. 상사의 질타에 화가 치밀면 과업에 바로 복귀하기보다 눈을 감고 안대의 팥 향을 맡으며 명상 콘텐츠를 듣는다. 스님이 말한다. 불붙은 숯을 남에게 던지려 하면 내 손부터 덴다. 눈을 뜨면, 데지 않을 만큼 화가 식어 있다.

북유럽의 침대 공장을 견학 갔을 때다. 직원들은 침대보를 꿰매다가 종이 울리면 피카 타임(Fika Time)을 가졌다. 몇 바늘만 더 꿰매면 완성되는데도 바로 멈춘다. 내게도 시나몬 롤이 가득한 바구니와 커피를 주었는데, 혈당 수치는 올라가도 여유를 배웠다. 나도 이제 지칠 때면 피카를 갖는다. 하던 일을 멈추고 뜨거운 차에서 올라오는 김을 얼굴에 쐰다. 그동안은 이런 작은 여유가 없었기에 사건들에 녹다운되고 ‘별로인 사람’으로 향했을지 모른다. 교통안전 표어가 생각난다. “5분 빨리 가려다 50년 빨리 간다.” 이렇게 바꿔본다. “5분 빨리 안 가려 하면 50년이 편안하다.”

물론 50년간 편안히 주행하려면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나만 챙기는 건 우아하지 않다. 결국엔 타인을 봐야 한다. 타인의 아픔을 대신 아파하기 위해 시를 쓴다는 시인처럼 되진 못해도, 약속을 귀찮아 말고 귀하게 여기는 마음, 잘난 척하는 선배에게 귀 기울여주는 아량, 적대적인 상대에게 욕받이는 안 돼도 그 자리를 피하는 센스를 가지려 한다. 물론 쉽지 않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도서관에서 아이들이 게임을 하는지 소란스럽다. 공중도덕 차원에서 한마디 할까 싶다. 나가는 길에 주의 사항 포스터를 본다. “창의 열람실 이용 안내. 토의나 토론 등 의견을 교환하며 지식과 학습을 쌓을 수 있는 공간입니다.” 마음껏 이야기 나누는 곳이었다. 이런, 잘 알지도 못하면서 또 흑역사를 쓸 뻔했네. 설사 조용해야 하는 공간일지라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은 곧 저녁 먹으러 가겠지, 나도 저렇게 놀았는데 정도로 여기고 이어폰을 낄 수 있는데 말이다. 나는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아이들을 의도적으로 흐뭇하게 바라본다. 누나도 네 나이 때는 꼬인 거 없이 좀 우아했던 것 같다.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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