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외출 직전 허둥대는 사람들의 공통점 7
이들에겐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다. 성격 문제가 아니라, 거의 생활 패턴에 가깝다.
이들은 약속 시간에서 ‘문만 나가면 끝’이라고 믿는다. 엘리베이터는 순간 이동 장치고, 신호등은 늘 파란불이며, 주차장은 자동으로 빠져나온다고 생각한다. 현실에서는 엘리베이터가 가장 느리고, 신호는 꼭 한 번은 걸린다. 그렇게 오늘도 현관을 나서는 순간부터 마음이 급해진다.
옷 고르기, 가방 정리, 충전 상태 확인 같은 일들은 사실 외출 준비의 핵심인데, 늘 마지막 순서로 밀린다. “금방 되겠지”라는 말과 함께. 하지만 옷은 왜인지 다 어울리지 않고, 가방 안에는 쓰지 않는 영수증만 가득하다. 이 모든 것이 출발 직전에 한꺼번에 터지면서 허둥댐이 가속된다.
열쇠나 지갑처럼 매번 들고 나가야 하는 물건이 특정 위치에 고정돼 있지 않다. 어제는 식탁, 그제는 소파, 오늘은 침대 옆이다. 결국 외출 5분 전부터 집 안을 한 바퀴 도는 수색이 시작되고, 기억이 아니라 추리에 의존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시간뿐 아니라 에너지도 함께 소모된다.
날씨 앱을 보며 이미 다 정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입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생각보다 춥거나, 덥거나, 어제 입은 옷이었거나. 결국 옷을 벗었다 입었다 하며 시간과 체온을 동시에 잃는다. 준비는 했다고 믿었지만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셈이다.
집 안에서의 10분은 이상할 정도로 길다. 커피 한 모금, 소파에 잠깐 앉기, 스마트폰 알림 확인까지 다 가능하다. 하지만 문을 여는 순간부터 시간은 갑자기 스프린트를 시작한다. 그 10분이 왜 이렇게 짧았는지 이해하게 되는 시점이다.
지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거울 앞에서는 타협이 없다. 머리는 한 번 더 만지고, 셔츠 주름은 끝까지 펴고, 향수도 고민한다. 외출 자체보다 외출한 나의 상태가 더 중요하다. 결국 완벽함을 추구하다가 약속 시간에 늦게 된다.
허둥대며 뛰어나가 놓고는 “다음엔 일찍 나오면 되지”라는 말로 넘긴다. 하지만 다음 날도 똑같다. 체크리스트도, 고정 자리도, 루틴도 없다. 이쯤 되면 허둥댐은 실수가 아니라 고정된 라이프스타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