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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지금 만날 수 있는 하얀 세상, 우리나라 겨울 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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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하얗게 변한 덕유산. 한국관광공사 사진갤러리_두잇컴퍼니 이현엽

진정한 등산 마니아는 겨울을 기다린다. 온통 하얗게 눈이 쌓인 산길을 따라 정상에 오르면 순백의 세상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흑백의 수묵화가 눈앞에 펼쳐진 듯 잎을 잃어버린 나뭇가지에는 조각처럼 아름다운 상고대가 피어 있고, 푸른 하늘 아래 새하얀 산등성이는 눈부실 만큼 반짝인다. 오직 지금, 이 계절에만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 어디로 등산을 떠나면 좋을까.

소백산

눈 내린 소백산의 일출. 한국관광공사 사진갤러리_김재근

이름에 ‘작을 소(小)’ 자가 붙어 있어 낮은 산이라고 오해할 수 있지만 전혀 아니다. 해발 1,439m의 소백산은 지리산·설악산·오대산에 이어 네 번째로 넓은 산이기도 하다. 그러나 겨울 산행에 처음 도전하는 이들이라면 소백산을 추천한다. 높이에 비해 경사는 완만한 편. 편도 6.8km로 어느 정도 체력만 받쳐준다면 초보자도 등반할 수 있다. 철쭉 가득한 봄도 아름답지만 소백산의 설경은 더 특별하다. 날카로운 북서풍이 만들어낸 상고대가 산 전체를 뒤덮기 때문이다. 특히 천연기념물 제244호로 지정된 주목 군락은 해발 1,200m 이상 고지대에 자리하는데, 겨울이면 가지마다 하얀 눈꽃이 핀다. 백색의 꽃이 산등성이를 가득 덮은 모습이다. 소백산 설경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반드시 일출 시간에 맞춰 갈 것. 하얀 눈밭 위로 분홍빛이 번지는 순간, 그림 속에 들어선 듯한 기분이 든다.

덕유산

맑게 펼쳐진 백두대간의 모습. 한국관광공사 사진갤러리_원치운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쉽게 고산의 겨울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 바로 덕유산이다. 전북 무주와 장수, 경남 거창, 함양에 걸쳐 자리한 이 산은 해발 1,614m로, 겨울 설경이 아름다운 곳으로 늘 손꼽힌다. 겨울이면 주목과 구상나무에 새하얀 상고대가 피고, 향적봉 정상에 서면 백두대간이 한눈에 펼쳐진다. 마주하는 이마다 감탄을 쏟아내는 풍경이다. 덕유산 겨울 산행의 가장 큰 장점은 곤돌라. 무주 덕유산 리조트에서 설천봉(1,520m)까지 곤돌라로 오른 뒤, 향적봉까지 1km만 걸으면 그 유명한 덕유산 설경과 마주할 수 있다.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에게나 순백의 세상을 허락하는 산이다.

한라산

겨울이 매력적인 한라산의 영실-윗세오름 코스. 한국관광공사 사진갤러리_이상봉

겨울 한라산을 경험하고 싶다면 영실-윗세오름 코스를 선택하기 바란다. 백록담까지 이어지는 등산로는 예약이 필수지만, 이 코스는 예약 없이도 한라산의 설경을 만끽할 수 있다. 해발 1,280m 영실휴게소에서 출발해 해발 1,700m 윗세오름 대피소까지 약 3.7km. 왕복 3시간 30분이면 충분해 초보 등산객도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다. 중간에 가파른 계단 구간이 있지만, 그 고비만 넘기면 완만한 평원이 펼쳐진다. 하얗게 눈 쌓인 너른 평원을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특별하다. 정상에 오르지 않아도 좋다. 눈 내린 날의 고요하고 평온한 풍경, 그것만으로 겨울 한라산은 완성된다.

대둔산

눈이 가득 쌓인 아찔한 대둔산의 구름다리. 한국관광공사 사진갤러리_오종호

웅장한 산세와 섬세한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대둔산은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린다. 협곡 사이에 설치된 아찔한 구름다리는 보는 이에게도, 건너는 이에게도 스릴 넘치는 경험을 선사한다. 눈 내린 대둔산은 자연이 빚어낸 거대한 조각 같다. 돌기둥 위로, 가지를 뻗은 나무 위로 눈이 쌓이며 대둔산만의 풍경이 완성된다. 봉우리마다 이어지는 바위의 결이 놀라울 만큼 섬세하다. 구름다리만큼 아찔한 삼선계단도 빼놓을 수 없다. 약 50도 경사에 121개 철제 계단으로 이루어진 이 길은 일방통행. 한번 발을 디뎠다면 정상까지 멈출 수 없다. 대둔산은 해발 878m로 많이 높지 않아 오르기에 부담이 없고, 케이블카를 타면 5분 만에 정상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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