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끊으면 한 달 이내 나타나는 확실한 변화 10
새해 단골 다짐 금주. 이런 효과가 있다. 일단 인생이 덜 고달파진다. 이것 하나는 확실하다.
알람보다 먼저 눈이 떠진다. 숙취라는 변수가 사라지니 몸이 제 시간에 작동한다. 특별히 컨디션이 좋은 날이 늘어난다기보다, 나쁜 날이 거의 없어지는 것에 가깝다. 머리는 맑고, 출근길이 덜 지옥 같다. 커피를 들이붓지 않아도 하루가 굴러간다.
술은 잠을 부르는 척하지만 깊은 잠을 방해한다. 끊고 나면 중간에 깨는 횟수가 줄고, 꿈도 덜 뒤숭숭하다. 술을 끊고 1~2주만 지나도 밤중 각성이 줄고, 아침에 눈 뜰 때 머리가 가볍다. 같은 7시간을 자도 회복력이 다르다. 다음 날 체력이 남아 있다.
체중계 숫자는 바로 안 변해도 얼굴과 배가 먼저 반응한다. 알코올과 함께 들어오던 야식, 안주, 불필요한 칼로리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아침 얼굴 붓기가 눈에 띄게 줄고, 허리띠 구멍이 하나 느슨해진다. 다이어트를 하지 않아도 말끔한 몸 상태가 된다.
술은 탈수, 염증, 혈관 확장을 동시에 만든다. 그래서 피부 톤은 칙칙해지고 트러블은 반복된다. 끊으면 수분 밸런스가 안정되고, 홍조와 트러블 주기가 느려진다. 화장품을 바꾼 것도 아닌데, 아침 세안 후 ‘오늘은 좀 괜찮은데?’라는 생각이 든다. 금주는 비싼 스킨케어보다 효과가 빠르다.
술은 감정을 무디게 만드는 동시에 집중력을 갉아먹는다. 끊고 나면 생각이 단순해지고, 판단 속도가 빨라진다. 업무 중 멍해지는 시간이 줄고, 회의나 글쓰기에서 단어가 덜 꼬인다. 일단 이메일을 두 번 쓰지 않게 된다.
술로 잠깐 눌렀던 스트레스는 다음 날 더 크게 돌아온다. 그런데 술을 끊으면 술로 눌렀던 감정이 오히려 더 요동치던 시기가 끝난다. 이유 없는 우울, 쓸데없는 예민함도 줄어든다. 즉, 감정이 관리 가능한 상태가 된다.
술값만의 문제가 아니다. 귀가 택시비, 해장국, 다음 날의 무기력까지 사라진다. 한 달만 지나도 통장에 돈이 남는 게 보인다. 무엇보다 통장 잔고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건 시간 여유다. 주말 하루가 온전히 남고, 평일 밤이 길어진다. 이건 생각보다 꽤 크다.
술자리가 줄면서 만남의 숫자는 줄 수 있다. 대신 술이 있어야만 유지되던 관계와 술이 없어도 괜찮은 관계가 구분된다. 만남의 밀도는 줄어도 질은 올라간다. 의미 없는 연락은 물론, 다음 날 후회할 메시지를 보낼 일도 없다.
술을 끊으면 운동이 벌칙이 아니라 투자처럼 느껴진다. 일단 숨이 덜 찬다. 심박수와 호흡이 안정되고, 근육통이 덜 가기 때문에 같은 운동을 해도 회복이 빠르고 기록도 오른다. 몸이 ‘술 마시는 몸’에서 ‘운동하는 몸’으로 바뀐다.
술을 끊는다는 건 매일 작은 선택을 이긴다는 뜻이다. 이 경험이 다른 생활 습관까지 건드린다. 늦게 자는 습관, 과식, 미루기 같은 것들도 함께 정리되기 시작한다. 삶의 방향키를 다시 잡은 느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