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부엌을 위한, 요리가 훨씬 나아지는 칼과 도마 추천 3
남자의 ‘장비빨’은 부엌에서도 필요하다. 주방에서 일하는 남자가 소개하는 진짜 괜찮은 브랜드만 모았다. 요리 실력이 없을수록 이런 기본템은 빛을 발한다.
한 자루에 30~40만원씩하는 하이엔드급 칼을 구입할 수 있는 경제력이라면 그걸 사면 된다. 이런저런 추천은 그에게 필요하지 않다. 대체로 그 가격대의 칼에서는 단점을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성비 있는 구매를 원한다면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무게 중심이다. 무게 중심이 잘 잡혀 있는 칼을 고르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손을 악수하듯이 만든 다음 엄지 아래와 검지 두 번째 마디 사이에 칼을 쥐듯이 얹고, 앞뒤로 조심스레 흔들어 보면 무게 중심이 느껴진다. 한쪽으로 무게가 쏠리지 않고, 적당한 무게감이 느껴진다면 편하게 쓸 수 있는 칼이다.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칼의 소재다. 먼저 강철 소재는 피한다. 매일 칼을 사용하고, 사용 후에는 항상 물기를 완벽히 제거할 수 있으며, 일주일에 한 번씩은 칼을 갈 수 있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강철 소재 최고급 칼은 특별한 절삭력을 필요로 하는 프로를 위한 것이다. 전업 요리사들 중에서 강철 칼을 아예 안 쓰는 사람도 많을 정도이니 관리가 편한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를 고르도록 하자.
위생 관리 측면도 중요하다. 손잡이를 가공되지 않은 원목으로 만든 것은 핏물이 스며들거나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 칼날과 손잡이 결합부에 오목한 홈이 있는 것들 역시 음식물이나 때가 낄 수 있어 추천하지 않는다.
중고급 가격대에서는 일본 브랜드인 ‘카이 세키마고코루’와 ‘타마하가네’라는 브랜드를 추천한다. 두 브랜드 모두 표준형 식칼인 210~240mm 셰프 나이프를 기준으로 20만원 안팎으로 구입할 수 있다. 2배쯤 더 비싼 하이엔드 브랜드와 비교해도 성능면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으며, 뛰어난 절삭력도 오래 유지된다.
엔트리급 브랜드로는 대만 브랜드인 ‘아틀란틱 셰프’, 스위스 브랜드인 ‘빅토리녹스’를 추천한다. 210~240mm 셰프 나이프를 기준으로 5만원 안팎이라는 가격에 만족스러운 품질을 제공한다.
경성 치즈를 갈아 파스타 위에 얹거나 오렌지 제스트를 만들기 위한 그레이터. 한번 다치면 상처가 꽤 깊게 생기는 도구이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손이 다치지 않는 그레이터를 찾고 있었다면 딱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바로 ‘마이크로플레인’. 미국의 그레이터 전문 제조사다. ‘마이크로플레인’의 그레이터는 절삭력이 우수하지만, 절대 손을 다치게 하지 않는다. 날의 각도가 다른 브랜드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날의 각도를 마이크로플레인처럼 만드는 것이 어려운 일인가?’라는 생각을 필자도 여러 번 했었지만, 어려운 모양이다. 다른 모든 브랜드의 것들은 꽤나 위험한 각도로 세워져 있다. 그래서 ‘마이크로플레인’은 프로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다. 심지어 <흑백요리사 2>에서 손종원 셰프는 그레이터를 아예 ‘마이크로플레인’이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합성수지 소재로 만든 도마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재료의 수분을 흡수하지 않기 때문에 냄새나 색이 잘 배지 않고, 세척도 간편한데다, 곰팡이도 좀처럼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갓 구운 스테이크를 썰기 위해 올릴 때면 불안하다. 내열 소재라고는 하지만, 합성수지 특유의 찝찝한 기분은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검증된 것이라면 모를까? 합성수지 도마의 역사는 그걸 판단하기에 짧은 게 사실이다.
원목 도마는 추천하지 않는다. 단 한 번의 사용으로도 육즙과 기름 얼룩이 남기 쉽고, 잘 건조하지 않으면 금방 곰팡이가 생긴다. 현미경으로 보면 마모된 표면에 이물질이 끼어 있기도 하다. 칼질할 때 좋은 촉감을 전달해주는 것 말고는 이렇다할 장점이 없는 것이다.
스테이크나 바비큐처럼 뜨거운 요리를 접시에 담기 전 미리 써는 용도로는 우드 압축 도마를 추천한다. 나무 소재임에도 오염에 강하고, 수분을 잘 머금지 않아 관리가 편하다. 가벼워 설거지도 편하고, 식기세척기에 넣어도 되는 몇 안 되는 소재라는 장점까지 갖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