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중년 남자의 장 건강을 위해, 스마트워치보다 정확한 이것
대장암과 크론병, 과민성 대장 증후군 등을 초반에 잡아낼 수 있다. 병원이나 연구소에 갈 필요도 없이 그냥 사용하는 변기에 부착하기만 하면 된다. 오스틴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 ‘쓰론’은 배변의 빈도, 양, 색 같은 데이터를 통해 장 건강을 측정하는 기계를 개발했다.
어린이 책이 말하듯이, 누구나 똥을 싼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자신의 배변을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건강 데이터로 활용하려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바이오해킹과 데이터 중심 건강 관리가 유행하는 이 시대에도 말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웰니스 스타트업 ‘쓰론’이 등장한다. 이들의 목표는 단순하다. 화재 경보기만큼 흔하게 ‘변기 트래커’를 보급해, 오랫동안 말 그대로 ‘버려지던’ 건강 정보를 사람들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쓰론의 최고 제품 책임자 존 카포딜루포는 말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엄청난 건강 정보를 문자 그대로 변기에 흘려보내고 있었던 셈입니다.”
예방 의학과 자기 최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타트업들은 인체의 거의 모든 기능을 분석하고 수익화할 수 있는 영역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 흐름 속에서 장 건강이라는 주제는 소비자 제품에도 영향을 미쳤다. 프로바이오틱 탄산음료, 단백질을 강화한 팝콘, 발효 생견과류 같은 식품이 등장했고, 소화 시스템을 관리할 수 있는 도구들도 개발됐다. 바이옴, 시드, 클라우디 같은 기업들은 집에서 하는 장 건강 검사, 장내 미생물을 위한 프로바이오틱과 프리바이오틱 보충제, 심지어 소화를 돕도록 설계된 껌까지 제공한다.
하지만 ‘똥 추적’은 비교적 최근 등장한 개념이다. 쓰론을 포함한 몇몇 기업들은 웰니스 산업의 깊은 곳에서 등장해 사람들에게 자신의 위장관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고 있다. 특히 젊은 미국 남성 사이에서 대장암 발병률이 증가하면서 건강 불안이 커졌고, 이 기업들은 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는 것이 심각한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차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말로 배변을 모니터링하면 더 건강하게 사는 비밀을 찾을 수 있을까? 아니면 쓰론 역시 우리의 건강 관리를 더 복잡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데이터 장치에 불과할까?
쓰론의 아이디어는 화장실에서 떠올린 것이 아니라 2021년 오스틴의 한 포커 게임에서 시작됐다. 그 자리에서 스콧 히클은 훗날 공동 창업자가 되는 팀 블럼버그를 만났다. 그리고 이들의 대화는 회사의 주제만큼이나 약간 금기시되는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다. 히클은 웃으며 당시를 떠올린다. “자기 이름을 걸고 싶지는 않지만 만들고 싶은 스타트업 아이디어를 이야기하고 있었어요. 다른 사람들은 섹스, 마약, 록앤롤 같은 걸 말하고 있었는데 팀이 ‘스마트 변기’를 얘기했죠.” 포커 테이블에서의 장난 같은 아이디어는 결국 실제 회사로 발전했다. 히클과 블럼버그는 이 다소 유치한 아이디어가 성인다운 경제적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가 이걸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한 건 2023년이었어요. 회사를 창업하기로 결정했을 때 엄마에게 전화를 했죠. ‘엄마, 사람들의 배설물을 보면 의학적으로 의미 있는 정보가 있을까?’ 엄마는 노인 전문 내과 의사인데 이렇게 말했어요. ‘얘야, 사람의 배설물에는 엄청난 건강 정보가 들어 있단다.’” 이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두 사람은 완전한 스마트 변기 대신 변기에 부착하는 스마트 장치를 개발하는 데 2년을 썼다. 장치는 탄산음료 캔 정도 크기이며, 셀프 설치 비데와 비슷한 느낌이다. 내부에는 모션 센서, 작은 조명이 달린 카메라, 마이크가 들어 있다.
사용자가 버튼을 누르거나 장치를 켜야 하는 방식이 아니라, 욕실에 들어오면 자동으로 작동한다. 정확히는 사용자의 스마트폰이 욕실에 들어오면 작동한다. 내가 직접 쓰론을 테스트했을 때 변기 근처로 다가가면 장치의 주황색 불빛이 깜박이는 모습을 보고 종종 놀랐다. 장치가 스마트폰을 감지하면 불빛이 초록색으로 바뀌고 기기가 연결됐다는 신호를 보낸다. 히클은 이 과정을 “작은 블루투스 악수”라고 설명한다. 즉 장치는 사용자의 엉덩이를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을 통해 사용자를 구분한다.
이 장치는 변기 안을 스캔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모든 정보를 암호화해 클라우드로 보낸다. 히클에 따르면 이후 약 12개의 인공지능 모델이 데이터를 분석해 0점에서 100점 사이의 점수를 계산하고 여러 데이터 세트를 쓰론 앱을 통해 제공한다. 사용자가 용무를 마치면 장치는 자동으로 꺼지고 기록도 중단된다. 즉 변기가 24시간 감시 장치가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카메라는 아래쪽만 향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사람의 신체가 촬영되지 않도록 되어 있다. 히클에 따르면 제품 개발 초기 사람들이 가장 걱정했던 것은 욕실, 그것도 특히 은밀한 부위 근처에 카메라를 두는 것이었다. 초기 투자자를 찾던 과정에서 쓰론은 오스틴의 유명 인물 랜스 암스트롱에게 연락했다.
히클은 말한다. “그는 제 얘기를 바로 이해했어요. 우리가 처음 확보한 사용자 중 한 명이었죠. 팀과 제가 그의 집에 가서 초기 15대 중 하나를 설치했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암스트롱은 직접 사용해보고 싶어 했고 히클과 블럼버그는 흔쾌히 허락했다. “그게 우리가 처음으로 사용자 시연을 바로 눈앞에서 본 순간이었어요. 우리는 욕실 문 바로 뒤에 서 있었고, 투르 드 프랑스 7회 우승자인 랜스 암스트롱의 소리를 듣고 있었죠. 팀과 저는 서로를 바라보며 ‘대체 우리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라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암스트롱은 즉시 제품에 투자했다. 실제로 쓰론을 사용해본 결과 사용법은 매우 간단했다. 다만 변기 뚜껑을 열면 내부를 비추는 불빛이 켜지는 것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조금 필요했다. 장치는 흰색 원통형이며 폴리카보네이트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 변기 테두리에 고정되는 클립이 달려 있어 설치도 쉽다. 박스를 열고 변기에 장착하고 앱을 설정하는 데 약 10분 정도 걸렸다. 이 작은 ‘똥 분석 친구’를 처음 만난 경험은 새 블루투스 이어폰을 장만한 것과 비슷했다. 단지 그 이어폰이 내 배설물의 형태를 분석한다는 점만 다를 뿐이었다. 단, 쓰론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스마트폰 블루투스가 켜져 있어야 한다. 급하게 화장실에 들어갈 때는 이걸 잊기 쉽다.
그렇다면 카메라와 마이크는 무엇을 분석할까? 쓰론은 네 가지 주요 영역을 본다. 장 건강, 수분 상태, 전립선 건강, 그리고 화장실 습관이다. 장 건강은 배변의 빈도, 시간, 색, 양 등을 분석한다. 수분 상태는 소변의 색과 탁도를 분석한다. 전립선 건강은 소변 줄기의 강도를 측정하는데 이때 마이크가 사용된다. 마지막으로 화장실 습관은 말 그대로 화장실에 얼마나 오래 앉아 있는지, 첫 배변까지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측정한다. 히클은 말한다. “예를 들어 변비가 있으면 5초와 5분은 큰 차이가 있죠.”
또한 배변이 진행되는 전체 시간과, 마지막으로 히클이 ‘마무리 시간’이라고 부르는 것도 측정한다. “말 그대로 일하기 싫어서 휴대폰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시간입니다.” 쓰론을 예방 도구로 볼 수 있는 근거도 있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거의 이야기하지 않는 문제를 정상적인 대화 주제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위장관 외과 의사이자 쓰론의 과학 책임자인 카란 라잔 박사는 말한다. “장 건강은 종종 화장실 농담으로 소비됩니다. 웃음은 말하기 어려운 주제를 이야기하는 방법이니까요. 하지만 사실 매우 중요한 건강 문제입니다. 그래서 배변을 농담이 아니라 진지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삶의 질을 개선하고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방식으로요.”
라잔은 직장 출혈을 부끄러워해 병원을 늦게 찾아 결국 사망한 환자를 직접 본 적이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이 장치를 중요한 대화의 출발점으로 본다. 특히 궤양성 대장염이나 크론병 같은 만성 질환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라잔은 말한다. “대장암이나 위장 질환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닙니다. 몇 주, 몇 달에 걸쳐 배변 패턴이 바뀌죠. 그래서 장기간의 변화를 추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쓰론 같은 장치를 통해 그런 변화를 보면 조기 경고 신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전문가가 이 장치를 필요하다고 보는 것은 아니다. 익명을 요구한 UCLA의 한 소화기내과 의사는 사람들은 자신의 배변 상태를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한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굳이 이런 장치를 화장실에 들일 필요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사실 대부분의 정보는 눈으로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검은색 변이 나오면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는 신호죠.” 그 의사는 자신이라면 쓰론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 가지 경우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마 가장 도움이 될 사람은 나이가 많고 혼자 사는 남성들일 겁니다. 자신의 변을 전혀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거든요.”
쓰론 팀은 자신들의 기술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고 확신한다. 히클은 이렇게 말한다. “작년에 미국에서 대장암으로 사망한 사람 수는 자동차 사고 사망자보다 많았습니다. 우리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기회는 테슬라나 웨이모 같은 자율주행 기업보다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히클은 수술 경험은 없지만 의사 집안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마취과 의사이자 의료기기 발명가이고, 어머니는 노인 전문 내과 의사다. 그는 어릴 때부터 식탁에서 의료 이야기들을 들으며 자랐다.
그래서 그가 부모에게 “똥 회사”를 시작한다고 말했을 때 부모는 바로 이해했다. 특히 어머니는 노인 환자들이 자신의 변 상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고 말했다. 히클은 어머니의 말을 이렇게 전한다. “이제는 환자들에게 전화번호를 안 줘. 메신저로 계속 똥 사진을 보내거든.” 하지만 UCLA 소화기내과 의사는 또 다른 현실도 본다. 어떤 남성들은 나이가 들어도 자신의 변을 전혀 확인하지 않고 배우자에게 맡긴다는 것이다.
그 의사는 이런 사례를 기억한다고 말했다. “50대 남성이 아내와 함께 진료실에 왔는데 아내가 모든 질문에 답했습니다. 제가 ‘변 색이 어떤가요?’라고 묻자 그는 아내를 보며 물었어요. 아내가 색을 알고 있더라고요. 정말 황당했습니다.” 그래서 만약 기술 스타트업이 변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보내는 방식으로라도 남성들이 자신의 건강에 관심을 갖게 된다면 나쁘지 않다고 그는 말한다. 다만 그는 훨씬 간단한 방법을 추천한다.
“그냥 물 내리기 전에 한 번 뒤돌아보세요.”
